종소리 종소리 /호당. 2020.10.13 땡땡땡 목장 양들 우리 안으로 몰러 가는 것처럼 아이들 교실로 들어간다 땡땡땡 울림이 회초리가 되어 목동이 원하는 방향으로 몰아간다 옳지 밤만 되면 산돼지 노루의 횡포 밤 12시 땡땡땡땡ᆢ 새벽 2시. 3시 4시.. 터전 밭은 얌전히 일어났다 다음 날도 뇌성마비 腦性麻痺된 것도 아니고 진폭이 굴절했는지 쑥대밭이다 종소리 울림의 진폭에 마비가 아닌 굴절의 마비는 짐승의 귓바퀴다. 자작글-020 2020.10.13
석류 석류 /호당. 2020.10.13 한동안 푸르게만 커왔다 어엿한 열여덟 순정 덩이로 어쩜 나도 세월에 밀려 붉게 익어갔다 예쁜 덩이로 내 *옥시토신을 팍팍 뿌려질 때 벌떼처럼 달려드는 수사슴들 뿔 새워 머리 깨지도록 싸움 보면 내가 여왕의 권좌에서 으슥해진다 어쩔 수 없이 속물근성으로 내 매력 붉은 덩이 확 까발라 알알이 붉혀 낸 열여덟 젊은 순정은 석류 같은 새콤달콤한 사랑 한 덩어리. *oxytocin:사랑의 호르몬 자작글-020 2020.10.13
이태원 길 이태원 길/호당. 2020.10.12 문학이 깔린 길 젊음이 약동하는 길 내 무딘 감각이 낮에 걸으면 빈 가슴 주말에 어둠이 내리면 젊음의 생기로 어둠을 덮고 밝혀낸다 이태원 문학을 현대로 잇고자 예술이란 장르로 펼쳐낸다 밤을 더욱 찬란하게 깔린다 젊음이 사랑이 문학이 생동한다 무딘 감각이 새 움 돋듯 솟아 시어 한 잎 움켜잡을 수 있어 좋다 이태원 문학관을 활짝 열어젖혀 놓으면 책 읽고 싶어지고 글 한 편 펼치고 싶어진다. 자작글-020 2020.10.13
앵두 앵두 /호당. 2020.10.12 앵두가 익을 무렵에 붉은빛 쫓아 이산 저 들판 헤맸지 무지개 잡으러 달려가도 가도 잡을 수 없는 앵두 빛깔 성급하게 서둘다 신기루 같은 앵두빛깔 그만 사라져 버려 빈손 쳐들고 허공만 바라볼 때 오뉴월 서릿발처럼 가슴 치는 태질 다리 건너 저쪽 산기슭에 있다는 앵두 단숨에 건너갔더니 앵두나무가 껄껄 웃으며 헛손질하지 않는가 그것참 가슴에 묻어둔 앵두야 씹을 수 없어 얼마나 많은 그리움의 허상들 정작 익은 앵두가 바로 앞에서 아침햇살 받아 방긋거렸다. 자작글-020 2020.10.12
침묵 침묵 /호당. 2020.10.11 여기 띄엄띄엄 앉아 무료를 달래는 뒤뚱거리는 세대 마스크를 쓰고 세상을 내다보는 듯 침묵한다 오늘따라 나무들 침묵하며 옆을 간섭하지 않는다 새 가지에 앉아 종알대고 있어도 듣기만 하지 가지를 흔들어도 상 찌푸리지 않는다 뭐 토론장이 아니더라도 몇몇 모이면 절제 없이 독점하는 말 주워보면 쭉정이뿐 나무는 침묵을 좋아한다 바람에 떠밀려 억지로 몸으로 가지로 솨솨 흔드는 몸짓은 거부의 표현이다 침묵은 금일 때가 더 많다. 자작글-020 2020.10.11
시인이라고 시인이라고/호당. 2020.10.10 누구는 등단하자마자 시인(아무개) 아직 풋살구 같은 시를 익을 살구에 섞여 뻔뻔한 낯빛으로 명함 들어 뿌리는 짓거리 확 눈에 띄는 간판에 손님이 들락날락 맛있는 냄새가 있어서다 시력 20년도 못 된 풋과일 당당히 중앙 무대에서 대상을 수상했다면 가슴 펼 수 있을는지 난 졸보 매일 시 한 수 이상 쓰기를 생활화하겠다는 각오로 시를 쓴다 시의 소재는 널려있어도 젓가락 반찬 맛을 모르듯 맛을 느끼지 못하니 답답하다 모든 식재로 가득한 냉장고 요리만 하면 감동 주는 버젓한 상 차려 올리는데 난 빈 항아리 아무리 긁어내 봐야 밑 긁은 소리뿐 명시는 못되더라도 중간쯤 가는 시어를 우려낼는지 시인이라 버젓이 내세울는지. 자작글-020 2020.10.11
이제야 화들짝 (문학) 이제야 화들짝 /호당. 2020.10.10 펼친 꽃을 아름다움 모르고 무심한 마음들 빛난 옥돌 보고도 옥돌인지 파석 돌인지 무지한 손 어리석어 돌담 쌓고 손뼉 치다니 조금씩 눈뜨고 냄새 맡고 맛을 알아차리게 되 깜짝 놀라 무지에 기름칠하고 옥돌 다듬는다 꽃을 그대로 두면 어느 후미진 곳으로 떠내려 터도 망도 없어진다 돌을 많이 진열하고 꽃돌인지 수석인지 돌중의 돌인지 아는 자만 진가를 안다 그가 남긴 문장의 향기를 이제야 맡고 화들짝 놀라 뒤를 따르겠다는 마음으로 내 밑바닥부터 깨끗이 닦고 찰싹 붙어 버린다. 자작글-020 2020.10.10
파문 파문/호당. 2020.10.8 잔잔하게 흐르는 팔거천을 보며 생각난다 파문처럼 아름다워지기 위해 평온한 마음 펼치면 되겠다 반드시 예쁜 얼굴 아니라도 미소 띈 얼굴이면 좋겠다 파문보다 파랑 격랑 파도를 보면 파문이 얼마나 더 아름다운가 넓은 가슴으로 마음씨 유한 사람 그는 파문을 품는다 그럴수록 즐기는 회처럼 좋아한다 홍어의 아릿한 맛에 취하면 그의 명성이 자자해지지 그는 평범하고 순수한 맘씨 소유자다 누구와도 말 나누면 착착 끌려든다 고요한 물 흐름에 저녁노을 받아 반짝이는 파문은 미워할 수 없는 순수한 아기 같다 아니 연인이다. 자작글-020 2020.10.09
쥐구멍에 볕들 날 있다 쥐구멍에 볕들 날 있다/호당. 2020.10.7 연애는 꿈에도 그려보지 못한 신기루 같은 일을 한물가도 한참 간 주름살에 마음 주는 일은 쥐구멍에 봄볕 비추어주는 일 정말 명태껍질 씌웠는지 행복한 몸짓 그러려니 속으로만 끌어모으고 표출한 송이버섯이라도 보냈다면 연분홍 봄볕에 녹아나고 말걸 용하게 외줄 타고 넘어질까 말까 이것 재주인데 덥석덥석 가까이 와서 중년의 지는 꽃 향 뿌리는 불나방 같은 불 끄고 보낼 뿐 바친 술잔 넙죽 받지 못한 미안한 맘 쥐구멍에 볕들어 따스한 기운 어수룩한 구석에 별점 하나 있었나 쥐구멍에 잠시 볕들었다. 자작글-020 2020.10.07
태수에 사랑하는 태수에/호당. 2020.10.6 참 세월이 빠르다 유럽 여행길 인천공항에서 배웅해 주던 귀염둥이 어엿한 군인이 됐다니 장하고 대견하다 대한민국 남아로 국방 의무수행이다 이 관문 통과자가 남아로 다시 변신한다 명 보검은 달구고 두드리고 담금질 거듭할수록 예리한 칼날로 명검이 되는 것처럼 남자로 성장하는 거란다 사랑하는 내 손자 태수야 인생행로의 통과의례로 생각하라 단체생활에 적응하고 훈련 잘하라 전우를 사귀라 좋은 친구 되어라 삶의 밑거름이 된다 부모 형제 그리움도 겪을 것이다 울창한 소나무 숲이 산을 지켜 시냇물 흘려 비옥한 대지를 만든다 네가 굳센 군인으로 간성 干城이 되라 밥 잘 먹고, 잘 자고, 잘 훈련 받고 씩씩한 군인으로 남아로 커가라 사랑하는 태수 파이팅. 자작글-020 2020.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