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474

휴일의 표정

휴일의 표정 /호당. 2020.10.18 빠져나간 마음의 빈자리를 채우려는 기회일까 스트레스는 누구나 갖는 공동이다 젊은 남녀 행렬 배낭에 부푼 젊음 가득 채우고 가슴에 새 기운 채우려 발걸음 가볍다 마스크는 액세서리가 아니다 의류의 한 부분이다 코로나 정국을 되도록 밝게 하려 새움 피워 올리듯 기운 펼친다 핏기 엷은 이는 벤치에서 시간을 갉고 무위를 다스린다 가을 아침 공기가 싸늘하다 한 주간 쌓인 먼지 툭툭 떨어내고 새 기분으로 채우려는 젊음의 패기 나는 휴일이든 평일이든 여기까지 걸어온 것에 만족하고 감사한다 오색 아롱진 가을이 토한 정기를 가득 마신다.

자작글-020 2020.10.18

젊은이들

젊은이들/호당. 2020.10.17 젊음의 꿈은 허공을 찌른다 바람이 도착하면 무슨 수작이라도 나누어 볼까 오늘도 바람 따라다녔지만 한 곳에 머문 적은 없다 꿈을 펼칠 곳 없는 것이 아닌 거든 맘에 쏙 드는 곳을 찾은 때까지 잠시 유예할 뿐이다 4년을 전공하고 내 여망은 부풀었고 바운드도 좋아 한번 튕겨 보라 팡팡 바운드는 공중을 팽그르르 내 가슴엔 바람이 빠지는 듯 좀 그러네 아직은 멀었어 어디 갔다 놓아 봐 팽팽 통통 그까짓 눈치 보기 싫다 내 꿈은 내가 장만한다 스마트폰 가게 총총 있어도 내게 올 사람은 내게 오게 돼 있어 엄마를 슬슬 비행기 태우고 아빠를 등 밀어 드린다 가게 문을 열고 ‘어서 오십시오’ 연습에 연습 습관이 되도록 날갯죽지 펼치라 날아라 아버지의 헛기침이 쌓인다 젊음의 갈증이 조금..

자작글-020 2020.10.17

스타킹

스타킹/호당. 2020.10.17 아침 10시경 도로 풍경은 한산하고 초겨울의 날씨는 쌀쌀하다 사철 내 몸 내다보이고 싶은 마음이야 꽃필 무렵이지 짧은 치마 입은 젊은 아가씨 스타킹은 맨살인지 미끈해 구별이 없다 어물전 양식이냐 자연산이냐 그걸 알아 주인 말 믿는데 편하지 그래야 맛이 같다니까 붙박이 별자리처럼 스타킹 역시 미끈해 슬쩍 만져보면 차디차다 단번에 구별되는 군 길을 걷는 스타킹이나 붙박이 스타킹이나 말이 없으니 움직이는 데 초점 두면 되겠다 감쪽같이 눈속임도 눈요깃감 수준이다 젊음은 꽃필 때가 좋다 보여라.

자작글-020 2020.10.17

자석

center> 자석 /호당. 2020. 10.16 사랑하면 쌍방 자석 하나씩 가진다 꽃향기에 자력 팍팍 뻗쳐 명태 껍질 눈을 가리게 된다 그때부터 모든 것 아름답게 보인다 자력 뿔뿔 뻗고 그리움의 샘물이 줄줄 흐른다 하루만 떨어져도 머리에서 눈에서 아니 오감에서 사랑의 메시지를 막 뿌린다 이건 세월도 당할 수 없지 화무십일홍이란 말 세월이 흘긴 눈매 때문에 생긴 말 그 이후로 새로운 에너지 정은 자력보다 더 찰싹 붙는다 정의 흡인력은 자력 보다 앞선다는 것 알아두라.

자작글-020 2020.10.17

낙지

낙지 /호당. 2020.10.16 꼼지락꼼지락 그건 살았다는 몸짓이야 토막토막 잘린 몸 영혼도 그럴까 어쨌든 움직이면 살았다는 표식 잔인한 인간이라 하지 말라 문화충격이라는 외국인 이간은 원래 날것으로 생명을 이었으니 그 방식이야 입속에서 볼기에 혓바닥에 붙는다 삶을 잇겠다는 행동이다 꼭꼭 씹을 때 네 미각에 쾌감 한다 어차피 약육강식은 동물에 적용하는 방식 살생행위라 점찍지 마라 옛 조상부터 이은 방식이야 네가 죽고 내가 산다 다만 식자재일 뿐이다. .

자작글-020 2020.10.17

애완견

애완견 /호당. 2020.10.15 건널목에서 애완견 대여섯 마리 젊은 아낙들이 자랑하는 듯 신호를 기다린다 느슨한 목줄에 사랑이 흘러내릴까 서양인들 개를 끌고 목줄 느슨했다 조였다 공원을 산책하는 모습 그 풍조가 우리들 눈높이까지 미쳐 유행처럼 번졌다 담배 피우는 모습이 멋있어 호기심과 나도 성인이라는 풋내기 만용 때문에 연기 날리는 것처럼 개에 대한 사랑이 내 자식 버금갈 만큼 가슴에 맺혔을까 배 떠난 남편 항해 끝에 돌아온다는 소식에 가슴 울렁이며 부두에서 가슴 졸이며 기다리는 것처럼 진정한 식구처럼 자식처럼 사랑을 퍼부을 수 있으면 애완견을 사랑하라

자작글-020 2020.10.15

부드러운 곡선

부드러운 곡선/호당. 2020.10.15 가을 하늘 구름이 유유히 흘러간다 그 이래 봉황산을 잇는 능선을 보라 부드럽게 연이은 산의 파동 부석사 기왓골의 너그러움 떠받는 배흘림기둥의 안정감 모두 부드러움 즉 곡선의 미학이다 꼿꼿이 선 나무를 보라 강직한 듯하면서 바람과 타협한다 휘어질 줄 알아 곧게 푸르게 하늘 향한다 너무 딱딱하지 말라 손톱도 안 들어간다는 말 곧아 딱딱하다 겉으로 부드럽고 속으로는 강직하다는 말이 때와 장소에 따라 유효할지

자작글-020 2020.10.14

이사하는 마음으로

이사하는 마음으로/호당. 2020.10.14 겨울이 닥쳐온다 나무는 홀라당 벗어 던지고 모진 겨울 추위 눈바람에 벌벌 떨면서도 몇몇 이파리는 버리지 않고 끝까지 달고 있다 이사하면 버리자니 나중 아까워할 일이 있을까 봐 과감하게 버리고 새 기분으로 이사 들면 홀가분한 새 기분이 날 것을 늙을수록 끝까지 움켜 쥐려는 근성 과감하게 버려 정돈 못 할까 미련일까 욕심일까 내 마음엔 이 두 가지는 허방이다 허방을 과감하게 비우지 않으면 누구 몫이 되나 가벼운 마음으로 이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지.

자작글-020 2020.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