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하다 안심하다 /호당/ 2022.2.17 약 한 움큼 털어 넣고 갈빗살 뜯고 노년을 안심이 지탱한다 같이 손잡아 끌거나 밀거나 안내자의 도움받거나 같이 행동이 편하다 시내버스 갈아탈 순간 걸어가서 택시 잡을 동안 그 사이 미친바람 획획 불 때마다 뒤뚱뒤뚱한다 기우뚱한 몸 한 좌석에 앉아 보조 기둥 괸다 나침반을 옮겨 좌정 찾는 자세다 붙박이 하다 멀리 시내 가서 처방받는 일이 큰 바위 짓누르는 무게를 늙은 내외의 지렛대가 보라는 듯 떠받쳐 올린다 자작글-022 2022.02.18
꽃샘추위 꽃샘추위 /호당/ 2022.2.17 가혹하리만큼 시샘 받는다 온몸 녹여 잎 피고 꽃피워 낸 것을 네 시샘이 내 콧잔등을 아리게 한다 스님의 동한 거처럼 마음 닦아 피워낸 꽃이다 내 사랑 내가 지킨다 우수 경칩 지났다 내 화사한 치마폭으로 사랑 듬뿍 품어 더 활짝 피워 낼 때 화들짝 놀라 시샘은 자취 없이 사라질 것이다 자작글-022 2022.02.17
너에게 너에게/호당/ 2022.2.16 일방적으로 불티 날리는 것도 모르고 한 자리에서 컴퓨터 첫걸음은 쉽게 걸을 수 있었다 까맣게 잊은 채 컴퓨터 길은 반질반질할 즈음 그녀가 나타나 봉사의 길 같이 걷자고 티겟을 내밀었다 앞장서서 휴대폰 효용을 조사 하는 일 마른 나뭇가지 꺾는 것보다 더 쉬운 일에 내 불티는 날릴 줄 모르고 휴대폰 효용은 여러 갈래의 길에 꽃 풀풀 날리는 것을 보이지 않은 무지 꽃길에는 꽃가마가 제격인 걸 맨발로 걷다니 너에게 민낯이 민망하다 자작글-022 2022.02.16
현수막 하나 현수막 하나/ 호 당/ 2022.2.15 현수막은 목 좋은 곳에 펄럭인다 그중 가장 애타는 현수막 하나 목격자를 찾습니다 00월 00일 밤 00시쯤 사망사고 차량 사례 일천만 냥 꽁무니 감추어도 요사이 곳곳에 CCTV 눈 부릅뜨고 사각지대는 어디든 있다 망자의 혼 짙게 묻고 사자 嗣子의 통곡이 온통 베어 피눈물로 채워진 현수막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가로수가 안다 입 다물고 눈만 껌벅껌벅 달아난 양심은 어디 숨어 벌벌 떨 것이다 자작글-022 2022.02.15
불안 불안 /호당/ 2022.2.14 지구 저쪽에서 날아 온 미친 구름이 공기 속에 숨어 풀풀 떨어진다 지구상의 인간들 백양나무 이파리처럼 발발 떤다 긴급 처방도 속수무책 자고 일어나면 전국에 0만 명 드디어 내 문 앞까지 다가와 화들짝 한다 다만 거리 두기만 강조 만남이 없는 대문은 꼭꼭 잠긴다 반들반들하던 길 잡초와 덩굴로 메웠다 이대로 혼자 숨 쉬다가 어느 날 문득 미친 구름에 영혼이 끌려간들 서러워 말라 이대로 살아남을까 자작글-022 2022.02.14
지금 이 길로 지금 이 길로/호당/ 2022.2.14 가로등 밝혀 양떼 모는 길은 환했다 밀치고 밀어내고 정상에 걸터앉으려 좋든 싫든 모두 지나온 길 앞길은 시로 포장할 길 넓은 길이 될지 발등만 밝혀 시로 물들인 신발만 신고 이 길 닦으며 걸어가련다 자작글-022 2022.02.13
그리움 그리움 /호당/ 2022.2.13 썩은 초가지붕 끝 참새 구멍 숭숭 봄이면 참새알 훔치려 사다리 걸치고 밤이면 훤한 달빛 무논을 밝히면 한창 자랄 모가 저들끼리 속삭이는 사이 개구리들 울음소리 온 동네를 울리고 장독대 열면 곰삭은 간장에 어머니 얼굴 어리고 된장찌개 뽀글뽀글 어머니 냄새다 앞산에서 뻐꾸기 뻐꾹 뻐꾹 뒷산에서 장기 껄껄 푸드 덕 새총 고무줄 길게 당겨 쏜 총알(도토리 알) 내게 맞아 앗 고향 생각 번득 난다 자작글-022 2022.02.13
컴퓨터 마우스 컴퓨터 마우스/호당/ 2022.2.12 사근사근 말 잘 듣던 말이 코를 휘휘 저으며 꼬리치고 껑충껑충 뛰거나 말 듣지 않는다 삐뚤어진 고삐를 마우스로 다루면 내 맘대로 따라 주지 않아 난감하다 후려치거나 배트 휘두르거나 어퍼컷 라이트 훅 이건 폭력이다 달래자 방법은 안다 마우스를 입마개에 걸어 놓으면 코에 걸렸다 귀에 등에 꼬리에 1시간을 *승강이를 벌리다 겨우 진정하고 마우스는 안정한다 애마는 가끔 나를 애타게 할 때가 있어 조심조심 키보드를 얼려야 하고 마우스를 달래야 한다 *서로 자기주장을 고집하여 옥신각신하며 다툼 자작글-022 2022.02.13
행운목 행운목/호당/ 2022.2.4 푸른 잎 포갠 늘씬한 몸매 이름하여 행운목이 내 행운을 몰아 올 화분 거실에서 나와 공감하며 우선 내 주위 공기부터 정화하고 허파꽈리를 맑게 가시리라 연푸른 잎이 연인 입술처럼 붉게 익혀 다가온다 행운을 주는 몸짓이면 기꺼이 안고말고 인생 노두에 새 움 돋아 고고 呱呱의 성을 지르는 고동을 축하하는 행운목이 나를 지키며 살아가는 앞길에 행운을 싣겠지 자작글-022 2022.02.12
어리바리하지 말라 어리바리하지 말라/호당/ 2022.2.11 흐리멍덩한 시야가 분명하지 않아 내가 왜 이러지 자신이 미워진다 분명 좌회전하면 익혀 보았던 그 길일 터인데 낯선 길이 여기 어리바리하다 왔군 되돌아가라는 꼬불꼬불한 몸짓 거기 내가 좋아하는 게발선인장 하우스였는데 되돌아 다른 하우스를 들렸다 한껏 주가를 올려 나도 귀하신 몸이라 빵긋한다 어리바리한 수작이 그만 뒤꽁무니가 부끄러워진다 어리바리한 척 속은 뚫린 훤한 통로는 잔꾀가 소통한다 겉만 보고 허튼수작 걸지 마 말로 갚게 한다는 것 알기나 하나 자작글-022 2022.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