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3 417

야구 경기 관람

야구 경기 관람/인보/ 2023.2.5 야구를 즐겨서 온 것이 아니라 그녀 치근덕거림에 못 이겨 끌려 왔다 나는 끈질긴 참을성이랑 기대심리는 약하다 그러나 하고자 하는 일엔 집착성은 있다 뭐 한국인 근성 빨리빨리 결론 내는 빨리빨리 변하는 농구 축구 좋아한다 마운드에 들어서면 얼음 판 같다 얼음판에 구멍 뚫고 낚싯대 드리우고 먹느냐 먹히느냐의 지루한 결투 관중인 내가 속 탄다 낚싯대 드리우고 세월아 네월아 강태공쯤 되면 자기 수양에 든다 그렇지 속단은 실패의 확률이 크다니까 심사숙고해서 여기 찌르고 저기 손짓하고 들었다 놓았다 이때다 싶으면 속구는 스트라이크 어김없이 상대를 제압 한다 와르르 무너지면 연이은 만루 홈런 이런 재미는 오랜 기다림의 결과다 느긋하게 닦아야 한다

자작글-023 2023.02.05

황당한 점심 옥수수 한 자루

황당한 점심 옥수수 한 자루 /인보/ 2023.2.4 생활 리듬이 궤도 이탈한 것이다 수면은 부유한 마음이 침전하는 시간이 광란의 막춤을 추다 쥐를 노리는 고양이 눈으로 새벽을 달리다 지쳐 쓰러진다 오전 10시 특급열차의 기적이 들린다 10시 지나 아침 식사로 마음이 해이해진다 점심은 오후 2시 지나야 부실한 땜질 요기다 오늘 점심 옥수수 한 자루가 황당한 화근이 됐다 이건 빙하기의 장기를 광속도로 용광로에서 되살리는 분초가 좌우한다 아닌 걸 온 집안이 화근 내 우왕좌왕 미친개 뺑뺑이 돌다가 이상 없다는 생각 화근 내는 내 가슴에 있는 걸 내자가 옥수수 반개를 10분에 조정했다나 황당한 점심 옥수수가 불꽃 보이지 않아 얼마나 행복한가 원인은 궤도 이탈 생활 리듬이다 .

자작글-023 2023.02.04

튀김건빵

튀김 건빵/인보/ 2023.2.3 풍요의 숲에서 튀김 건빵이 바삭거림은 처녀 속삭임처럼 고소하다 튀김 건빵은 반들반들 언뜻 봐도 세련된 몸매다 겨울 날씨는 아랑곳없어 사춘기에 접어든 여학생들 보라는 듯 들어낸 하얀 종아리 매력 같다 튀김은 담금질이다 튀김 건빵이 내 혀를 담금질한다 예민해진 혓바닥 고소한 맛이 입술을 연달아 맞춘다 이 맛으로 금풍 金豊 여인의 귓속말 사근사근 바삭바삭 소곤소곤 이 소리로 요기 妖氣도 허기 虛飢도 때운다

자작글-023 2023.02.04

곁눈질하다

곁눈질하다/인보/ 2023.2.2 짝을 이루었으면 온몸 무게 감당할 신발 같은 사랑을 유지해야지 남 신발 우측 신짝에 은근히 곁눈질로 추파를 보내는 암 냄새 풍긴 왼쪽 꽃고무신 한 짝 제 눈에 안경이 한쪽 눈 도수에 맞지 않은 오목렌즈 금테 안경 아닌 풀 태 우측 돋보기에 사향 냄새 뿌린다 혹여나 *로드트랙 같은 우아한 색 갑옷으로 보였는지 암고양이 발정기 맞은 듯 다가온다 숫기 가득한 수고양이 같으면 비둘기 콩 마다하지 않듯 냉큼 집어삼키고 뒷감당 생각 않겠지 새 신발 흙먼지 묻지 않았어 남 신발에 **옥시토신 뿌리지 말라 미륵불 같은 무심한 배불뚝이 녀석을 알아차린 후 곁눈질은 사라진다 *女神의 騎士 **oxytocin:사랑의 호르몬

자작글-023 2023.02.02

매혹하다

매혹하다/인보/ 2023.2.1 어느 동인지에 실린 시 몇 편 읽고 참신하고 매력적인 상상에 그만 매혹했다 이 작자의 시집을 안아야겠다는 마음 단번에 홀린 여인 품에 넣고 싶어 한파를 헤쳐 3호선 1호선에 매달렸다 알라딘 서점 말이 중고 서점이지 때 묻지 않은 책이다 검색한다 조금 실망 옆에 교보문고 있으니까 두근두근한 심장이 에스컬레이터에 오르고 희망을 피우려 두 눈을 번쩍거린다 도우미가 검색하더니 절판이라 한다 손아귀서 잡힐 듯한 극락조가 날아가 버렸다 실망도 날려 보내고 끙끙 앓는다

자작글-023 2023.02.02

백수를 위하여

백수를 위하여/인보/ 2023.1.30 십여 년을 문맹과 티격태격하면서 자음,모음 썼다 지웠다 이력이 날 때는 깊은 수면에서 꿈도 꿀 수 있었다 지금 왜 긴장할까 백수의 머리에 무지개 내린다는 까닭이었으리라 무위고의 고통 이력이 났건만 이제야 봉양이 맺히는 걸 걷어찰 수 있겠나 그까짓 눈총 맞아도 태연한척한다 자본주의에 견디자면 자존심 세우다 빈 입에는 침마저 마른다 긴장하고 잠 설치더라도 망보는 *미어캣(몽구스과)이 되어야 한다 *단체생활하면서 반드시 다리 뻗고 몸을 세워 망본다

자작글-023 2023.01.30

키(신장)

키(신장) /인보/2023.1.30 어디 간들 키 큰 무리에 들어가기 싫어 억지로 갓으로 빙빙 돈다 조금에 대한 열등의식인가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 듣기 좋게 말하는 것을 비수를 꽂는 것처럼 들린다 왜 당당하지 못한가 작다고 할 일 못하나 서로 만족하면 그만인 것을 키는 큰 것이나 작은 것이나 구멍에 들어가면 희열의 소리 찰깍 열려 해결한다 고소공포증은 없다 작다는 생각이 떠오르면 심장이 오그라진다 열쇠의 키는 각기 제 할 일 거뜬히 한다 크고 작음이 생긴 대로 맞추어서 살면 된다 열등은 더 잘하려는 욕망이다

자작글-023 2023.01.30

파리바케트

파리바케트/인보/ 2023.1.30 낙랑 십팔 세는 꽃다운 나이 그녀들 운영하는 빵은 부풀어 젖가슴처럼 봉긋봉긋하고 처녀 특유의 향처럼 뿜는다 팽팽한 것보다 골파인 곳은 무엇인가 더 채우고 싶은 욕망이 보풀어 있는 것 같다 엉큼한 생각 한 꾸러미 밀어 넣을 생각한다 골진 골에는 간절히 바라는 부풀림 하모니가 잘된 음향을 불어 넣으면 좋아할 것 같다 콘드라바스 contrebasse악기를 불쑥 세워 피치카토 창법으로 퉁퉁 퉁겨 과년의 마음 사로잡았다 낭랑한 처녀 젖가슴 부풀고 빵이 빵빵 부풀어 온다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간다

자작글-023 2023.01.30

라면을 끓이며

라면을 끓이며 /인보/ 2023.1.28 내자가 외출한 날 메뉴는 라면이다 워낙 면 종류를 좋아하는 면도 있지만 다른 메뉴는 할 줄 모른다 수프를 넣고 라면 뚝 반 잘라 팔팔 끓는 물에 넣으면 세상사 아무리 딱딱해도 흐물흐물 녹아 항복한다 억세다고 딱딱거려도 끓는 물엔 어쩔 도리 없어 허물어진다 고개 바싹 쳐들고 손톱 하나 들어갈 빈틈없이 빳빳하지 말라 부드럽게 대하면 서로 마음 녹일 수 있단다 후수로 다진 마늘 쪼금 하면 소주잔 부딪혀 캭 하는 그 맛에 비교하랴 내자의 빈자리는 라면 향으로 가득하다

자작글-023 2023.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