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항 출항 **호 당** 2007.10.2 노거수들이 항해하며 고기 잡고 마음잡으려 차곡차곡 쌓아 온 한 꾸러미를 갖고 얼마 동안 출항하고 바람 불지 않는 날 잔소리 잠잠한 날 어디로 항해하면 어획량이 많을까 최대 공약수 잡는 것이 어려워 애라! 파선하고 주식 배당하자고 쉽게 말하는 성급한 말 번연히 알면서 장.. 자작글 2007.10.03
고구마줄기 고구마 줄기 호 당 2007.10.2 저마다 길게 짧게 다른 모양으로 뻗었으나 멈춰버린 이 마당 굵은 덩이 맺혔다고 은근슬쩍 내보이고 싶은 욕망 아무리 자제하려 해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정을 탓하지 않겠다 된서리 내리면 버티지 못해 시들어질 것을 작은 몸짓으로 서리 맞아도 꿋꿋이 지조 잃지 않는 .. 자작글 2007.10.02
지리산 뱀사골 지리산 뱀사골 호 당 2007.9.28 지리산 뱀사골 어머니 그대 품에 깊숙이 묻혀 신선한 사랑을 흠뻑 받으며 파고드네 그 옛날 핏빛과 한으로 물들인 젖줄은 반백 년을 흐르는 동안 그날의 한은 나 몰라라 잊고 순정만 흘리네 녹 향에 짙게 깔린 뱀사골 어머니 한여름에는 어머니의 젖줄을 어지간히도 괴롭.. 자작글 2007.09.29
텃새 ? 텃새 호 당 2007.9.27 인연으로 맺은 고리 저버릴 수 없어 함께 맴도는 너를 좋아한다 산새든 들새든 상관하지 않아 노래를 잘 부르든 못 부르든 그저 변덕부리지 않으면 되리 정들자 매정하게 가버린 철새는 싫다 맺은 고리 끊지 않고 터전을 지키는 너를 사랑한다 자작글 2007.09.28
꽃 꽃 호 당 2007.9.27 바람으로 키운 꽃 곁에서 향기 흩날리고 숱한 설렘을 안겨준 코스모스 칸나 해바라기 같은 꽃 그리움의 저편에서 야호 한마디 외치고는 메아리치기를 기다리다 슬쩍 스쳐가는 바람이면 꽃가루 흩날리는 웃음이었지만 화무십일홍 자꾸만 한잎 두잎 떨어지는 꽃잎 무서리 가슴 적셔 시.. 자작글 2007.09.27
너의 미소 너의 미소(微笑) 호 당 2007.9.24 너의 미소는 자석 멀고 가까운 벌들을 끌어들이는 마력 강력한 매력을 펼치는 자장 너의 미소는 파랑 물결 평온하던 내 가슴을 불 질러 너의 가는허리로 밀려간다 미소의 나라로 밀려간다 너의 미소는 연분홍 치마 화사한 얼굴에 영산홍 가득하여 봄바람으로 펄럭일 때.. 자작글 2007.09.24
추석에 추석에 호 당 2007.9.22 찬 이슬 걷어차고 논둑길 걷노라면 노릿노릿 고소한 내음 충만의 희열 넘치는 이때 온 국민 함께 즐기는 날에 흩어진 이파리들 함께 모여 가신님 추모하고 팔랑거리는 이파리들끼리 사랑과 효도 베풀고 이웃을 베풀자 버텨 온 나무 뿌리를 헤아리고 정체성을 짚어보는 좋은 날 아.. 자작글 2007.09.22
포장 포장 2007.9.19 울퉁불퉁하던 길이 포장으로 매끈해지듯 들어내 보이기 싫은 아킬레스건(Achilles)은 포장으로 승화한다면야 나를 지키는 파수꾼! 그러나 헛바람으로 부풀리면 화려한 장막 밖은 내 모습 허공에서 춤추게 하고 안은 찌그러진 빈 깡통 헛갈리는 과다한 포장을 걷고 진실을 보여라 자작글 2007.09.19
찔레나무 찔레나무 호 당 2007.9.17 뻐꾸기 맥 빠진 울음이 메아리치던 봄날 찔레나무 밑둥치서 돋아난 새순을 풋내 풍겼던 파란 입술들 배고픔을 달래던 허기진 추억이 새순 타고 피어옵니다 자작글 2007.09.17
노동시장 노동 시장 호 당 2007.9.16 동이 틀 무렵 차가운 바람은 소매 자락으로 스치는데 그래도 일개미들은 모여들었습니다 모닥불에 서러운 삶을 녹이려 들지만 안으로 배긴 것은 녹일 수 없구나! 새벽부터 노동을 팔겠다고 모였는데 오늘은 어디로 팔려갈 것인가! 가릴 것 없는 마음 하나로 요행을 기다려 봅.. 자작글 2007.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