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꽁초 담배꽁초 호 당 2007.8.18 힘껏 뽐내며 속 시원히 마음 달래고 있을 때만 해도 사랑이었다 꽁초는 양심을 싣고 도로변에서 뒹굴고 사라지는 것은 담배연기 뿐이겠나! 아무 데나 버려도 마음에 두지 않는 속물들 내 인격을 버리고 양심을 버렸는데 돈이라면 버리겠나? 인격과 양심은 재화보다 더 소중함을.. 자작글 2007.08.19
산사의 밤 산사의 밤 호 당 2007.8.19 작열하던 태양이 가고 난 빈자리 휘영청 달빛이 채워져도 화끈거리는 산사의 밤 적막을 깨뜨리는 목탁 산 메아리 굽이치다 허공을 맴돌고 한 생애 긴 여정 마음 한 자락을 맡긴 산사 비 오다 눈 오다 개다 흐리다 숱한 날 헤치다 가신 당신 당신의 말씀을 맡긴 산사 이승과 저승.. 자작글 2007.08.19
태종대에서 태종대에서 호 당 2007.8.14 잘 다듬어 차린 태종대에서 먹구름은 짓궂게 하루에도 몇 번씩 심술부리고 그래도 다누비 열차는 천오백 원의 품삯에 와글거리는 풀잎들을 담아 날랐다 이때만 해도 양심과 질서는 반듯했었다 내 앞에 준비 못 한 젊은 연인 먹구름의 새 찬 심술을 고스란히 받아도 원망의 눈.. 자작글 2007.08.17
돌개바람-2 돌개바람-2 호 당 2007.8.13 봄은 저만큼 물러가고 보리는 익어가 고개 숙이고 있을 무렵 아직도 푸른 혈기는 남아있었다 한차례 종달새의 잔치는 파장되어 보이지 않았지만 사랑노래는 허공을 맴돌고 휘파람 소리 날려 사랑을 펼칠 무렵 배추흰나비 한 쌍 맴돌고 멀리 종달새의 노랫소리에 더욱 신나게 .. 자작글 2007.08.13
게릴라성 소낙비 게릴라(guerrilla) 성 소낙비 호 당 2007.8.13 성질 급한 너 남이 말할 사이도 없이 자기 말만 막 쏟아 붓는다 어찌 그리 요란스러운가! 앞뒤 가릴 것 없이 이런저런 사정 볼 것 없이 퍼붓는 말 말의 융단폭격(絨緞爆擊) 마음의 준비 안된 이들 흠뻑 상처받아 마음 상해있는 것을 아는가! 조금이라도 여유를 가.. 자작글 2007.08.13
반찬가계 반찬가게 **호 당** 2007.8.8 저마다 다른 얼굴로 저마다 다른 향기로 시뻘건 고춧가루 뒤범벅을 온몸에 덮어쓰고 항아리에 있었지만 개성은 뚜렷했었다 인생살이에서도 맛깔스런 인정에 개성이 두렷함은 사랑받지 않으리 누구에게 소금이 된다는 것 살아가는 반찬이 된다는 것 그런 삶이란 값진 것이 .. 자작글 2007.08.12
부용대에 올라 부용대에 올라 호 당 2007.8.7 하회마을 끼고 도는 낙동강 물 서두르지 않고 말없이 흐르는 모습 감싸 안은 포근한 어머니의 치맛자락 부용대서 굽어본 하회마을 초가랑 와가들이 수목과 어울려 저마다 사연 지닌 한 폭의 그림 현대의 문명 속에 유학을 빛낸 성현의 얼을 곱게 물들여 보존해 온 하회마을.. 자작글 2007.08.12
선비의 고장 선비의 고장 호 당 2007.8.6 온고이지신 선현의 말씀 되새기고자 선비 촌을 찾으니 선비는 보이지 않고 그림자만 남아있네 21세기 잣대로는 그만두고 역사의 물결을 더듬어 선현을 뒤따라 가본다 재현해 둔 발자취를 현장검증이라도 한다는 심정으로 꼼꼼히 따지고 꼼꼼히 생각할수록 조상의 슬기 숨어.. 자작글 2007.08.12
산촌을 찾아 산촌을 찾아 호 당 2007.8.6 두메산촌 꼬부랑 길 따라 간다 한참 내리던 빗방울 멈추고 산허리에서 안개꽃이 피어오르고 내 몸 중탕으로 부글거린다 대지는 온통 푸른 혈기다 골짜기 다랑이 논 비탈진 밭 어디 간들 소복소복 농부의 꿈이 자란다 골짜기 계곡마다 흐르는 물이 때 묻지 않은 아기 마음처럼.. 자작글 2007.08.12
산골짜기의 계곡물 산골짜기의 계곡물 호 당 2007.8.6 숲 속 나무뿌리 바위틈 사이 헤집고 나온 물이 계곡물이 되어 재잘거리네 저것 좀 봐 속이 훤히 내다보이는 엷은 속옷까지 걷어버려 새하얀 속살 눈부셔 뱃속까지 환히 보이는 純眞無垢 때 묻지 않은 처녀에 연분홍 사랑을 하고싶네 다투지 않고 사랑받은 날은 많아 다.. 자작글 2007.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