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3

박쥐

인보 2013. 11. 13. 11:23

 



      박쥐 호 당 2013.11.12 내 눈이 퇴화한 것이 아니며 허공을 주름잡는 것도 어둠 때문이지 광명은 나의 적이지 낮보다 밤을 쉽게 헤엄치고 출렁거린다 나를 야행이라 비웃지 말라 어둠에서 내 눈동자는 빛나지 땅에서는 거치적거림 때문에 내 행보는 어눌하고 허공의 밤은 낙원의 바다이거든 직립이든 두 발이든 네발이든 땅을 딛고 살지만 나는 거꾸로 매달려 물구나무서는 것이랑 허공을 끌어안는 것은 내 삶의 방식이야 땅을 등지는 곡예사가 바로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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