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의 깃발은 살아 있다 수호의 깃발은 살아 있다 호 당 2010.11.5 열여섯 나라 우뚝 선 당신의 나라 깃발 수호의 파동을 평온한 날에도 생동합니다 솟대는 멀리 바라보며 당신을 엄호합니다 때로는 고국이 그리울 때 솟대에 영혼을 실어보세요 낯선 나라에 와서 고귀한 희생 이 땅에 묻혔나니 이제는 낯익은 나라 그대 누운 성.. 자작글-010 2010.11.07
천국의 계단은 나에겐 없다 천국의 계단은 나에겐 없다 호 당 2010.11.5 도끼로 찍어낸 해안가 낭떠러지를 파도가 핥고 간다 여기 천국의 계단을 몽롱한 영혼이 밟는다 한 계단 또 한 계단 천국의 문을 두드리면 반겨 문 열어주실 줄 믿는다 너는 아직 선을 더 쌓아야 하는데 그만 천국의 계단은 하강으로 곤두박질한다 악어는 입을 .. 자작글-010 2010.11.07
어둠의 골목길 어둠의 골목길 호 당 2010.11.3 도깨비의 희열을 태운 야행夜行관광버스에 칸막이하려는 자의 고통이 괴롭다 고막을 찢으려는 고주파 음과 눈동자를 피곤케 하는 조명이 비틀어진 어둠의 골목으로 이끈다 골목으로 기어들수록 가슴 답답해져서 창밖으로 쏟아버리려 해도 역시 차창 밖은 답답한 암흑의 .. 자작글-010 2010.11.04
대둔산 대둔산 호 당 2010.11.3 하늘은 파랗게 높다 대둔산 섶에서 바라본다 등을 메고 얼굴을 파묻고 기어오르는 개미떼의 행렬이다 옥황상제의 부름으로 천당의 계단을 오른다면 힘들지 않을 걸 왕개미의 총애라도 받을 것으로 믿는 개미떼다 다발로 붕 떠서 더 높은 곳에 내려놓는다 여기서부터 각축전이다 .. 자작글-010 2010.11.04
가을 팔공산 가을 팔공산 호 당 2010.11.2 팔공산이 부른다 곱게 차려입은 그는 우아한 귀부인 같다 한철을 봐달라는데 멀리서 바라보기만 할 수 없겠네 단번에 차를 몰고 간다 가을 오후 햇살이 붉은 연정을 쏟아 잉겅불처럼 이글거려 지체할 수 없었는지 그녀의 온몸을 어루만진다 해님의 열 손가락으로 사랑의 기.. 자작글-010 2010.11.02
좁은 문 좁은 문은 호 당 2010.11.2 얼마나 기다렸나 좁은 문을 통과하려고 산더미처럼 쌓아 둔 익지 못하고 시들어버린 시의 영혼 좁은 문을 통과하기 위한 준비운동쯤으로 생각하라지만 나의 날개는 무디도록 펄럭이다 지쳤다 천오백여 개의 시의 알갱이는 좁은 문을 향해 눈동자를 굴리지만 얼마나 더 끌어 .. 자작글-010 2010.11.02
찬바람 찬바람 호 당 2010.11.1 암흑의 밤거리를 거쳐 불어온 찬바람에 동짓달 구멍 뚫린 문풍지는 벌벌 떤다 긴 밤 토막잠을 문풍지 떠는소리가 난도질해버렸다 문풍지를 통과하는 바람은 어디서 왔을까 닥치는 대로 핥는 파리 주둥아리처럼 길거리를 헤매던 영혼의 소맷자락이라든가 콧구멍 진드기를 핥거나.. 자작글-010 2010.11.01
11월의 시 11월의 시 호 당 2010.11.1 아름답던 한때였었다 가지 끝을 아침저녁으로 시리도록 채찍질하는데 난들 어쩔 수 없어 마음 비우고 시린 눈초리 흘기며 다가오는 너를 초연히 맞는 거야 풍성했던 것들 모두 내어 줄 것 주고 뿌듯한 마음 한쪽 가슴 깊이 새기고 맨몸으로 후드득거리지 말고 당당하게 너를 맞.. 자작글-010 2010.11.01
아파트 소방도로 아파트 소방도로 호 당 2010.10.31· 아파트 단지에 소방도로 첨단 시스템은 필요 없다 단지 도로 위에서 사이렌 소리 울리지 않으면 된다 널따란 도로는 밤이면 가슴 후련히 넓혀 놓아야 하건만 야금야금 승용차로 조여들었다 설마 화근이 닥치지는 않을 거야 날마다 새벽이면 쇼윈도에 경고 메시지는 .. 자작글-010 2010.10.31
쑥부쟁이 쑥부쟁이 호 당 2010.10.30 풀 속에 섞여 자라던 어릴 때 너의 존재를 그렇게 인정하는데 인색 했었다 훌쩍 자라 보랏빛 연정을 날릴 때 소슬바람에 실려 향기 날리면 그제야 존재를 인정받아 사랑하고 싶은 연정을 품는다 사랑하면 돋보인다 네가 석벽에 있던 풀 섶에 있던 장소가 문제 되지 않아 들꽃 .. 자작글-010 2010.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