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2 432

광장

광장/호당/ 2022.7.6 언제나 넓은 가슴 들어내고 많은 발자국이 내 가슴을 밟기를 바란다 밟혀서 좋을 그의 표정은 항상 웃는다 아버지는 방바닥에 누워 넓은 배 등에 아기를 올려놓고 둥개 둥개 아이고 호사로다 어떤 때는 엎드려 등을 밟히고 앗따 시원하다 밟혀서 좋을 초겨울 서릿발 보리밭을 밟았던 생각난다 밟혀서 좋은 일도 있다 그 관장 많은 사람의 발이 빽빽할수록 좋아하는 광장 넓을수록 더 가슴 젖히고 포용해 주는 그런 광장을 나는 포용하는가

자작글-022 2022.07.06

동천동에서 서성이다

동천동에서 서성이다/호당/2022.7.5폭염이 사정없어 폭폭 삶을수록삶이 축 늘어진다밥맛 입맛 뚝뚝 떨어진다무위고의 증세다새것은 헌 것으로 되는 것삶이 무럭무럭 하더니세월의 무서리 맞은 고추 같아고독이란 역병에 만연한다이건 무위고에 내리는 서리일 뿐탈출하려 봉사란 울타리에서함께 어울려 낱말 낱자를 쓸어 담는 일은내 맘 비워내는 방식으로 여기니편하다동천동에서 서성이는 삶이때 묻은 책갈피 되어내 안의 쪽을 지키는 데만 힘써가로왈(曰)자는 되지 말라다짐한다시작노트:할일 없는 고통을 탈출하려는 몸부림은 새것은 헌 것으로 되자 끝내 자기를 지키려는 행동이한 방향으로 나가자라는 다짐

자작글-022 2022.07.05

누드는 예술이라고

누드는 예술이라고/호당/ 2022.7.4 나의 가면을 남김없이 벗어던졌다 누드는 예술이라고 외쳐 훌훌 벗고 사진작가(예술인) 앞에 선 것을 정당화한다는 궤변이라 해도 좋다 미끈하게 흘러내린 곡선 알맞은 쌍봉(육봉)은 모성 근거지 움푹한 옹달샘을 에워싼 솔밭은 인류의 시원이다 음흉한 셔터는 없을 것을 믿는다 원한 포즈 원하는 감정을 예술로 승화하고자 용기로 벗었다 같은 포즈에서 창조하는 작품이 다르다 내 육체가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여기지 말라 누드가 형상화하므로 예술이다

자작글-022 2022.07.04

나무젓가락

나무젓가락/호당/ 2022.7.3 아직 갈라지지 않은 나무젓가락 순진무구 純眞無垢한 날씬한 처녀 언젠가 너도 벌어져야 한다는 것 안다면 혼자서 있어야 할 이유는 적막함을 안다 나의 사랑 내 사랑의 반쪽을 만나 평생을 약속하고 나무젓가락으로는 안되겠다는 것을 알아 쩍 갈라진다 갈라진다는 것은 제이의 삶이다 삶의 진수에서 사랑은 익어 대를 잇는다

자작글-022 2022.07.03

읽기(독서)는 생활

읽기(독서)는 생활/호당/ 2022.7.3 버들처럼 푸름을 펼칠 때야 읽기는 생활이지 교문 닫고 벌판을 거닐자 독서의 초원에서 눈 트지 않은 버들강아지가 된다 한 줄 글 읽는다는 것은 마음이다 고요한 숲속에 있으면 읽고 쓰고 아니 여인의 뒤꽁무니도 따르고 싶지 마음이 메마르면 읽기 싫어 눈감게 낫다 혼탕이면 더욱 즐거워 고우고우 스톱 호기를 부리고 미꾸라지 마음껏 꼬리치고 싶지 독서는 병들지 않은 마음이다

자작글-022 2022.07.03

벼랑에서

벼랑에서/호당/ 2022.7.2 벼랑에 오면 항상 가슴 졸인다 막힘없이 달려 온 파도랑 바람이 벼랑에 매달린 나를 향해 삶이 어떠냐고 철썩철썩 몰아친다 직업을 잃고 벼랑에 매달린 몸 파도가 바람이 격려한다 괜찮아 힘껏 매달려 깨달아야 해 떨어지지 않으면 길을 찾는다고 다그치며 바둥거렸지만 끝까지 매달렸다 덕망 높은 사장의 손길이 따뜻하다 가족의 얼굴이 스친다 벼랑은 나의 채찍이다 파도와 바람은 응원자 격려자 파도를 가르며 대해를 휘젓는다

자작글-022 2022.07.02

마스크

마스크/호당/ 2022.7.2 외출하려 마스크를 썼다 너도 나도 쓰고 다니니 악시세리다 비록 코와 입을 박혔지만 어떻게 하면 눈과 막힌 윤곽과 귓불을 예쁘게 할까 궁리한다 마스크에 가린 입술 콧등은 내 트라우마 하나 가려 좋다 마스크를 쓰면 세상의 코로나가 범집 못할까 설마 남들이 모두 쓰니까 나만 마스크 속에 나를 가린 부분이 안심하고 웃고 코로나 공포는 설마 재수 없으면 마스를 쓴다

자작글-022 2022.07.02

전전

전전/호당/ 2022.7.2 타의 반 자의 반을 전전해야 한다 전전은 더 넓은 길을 달리는 것이다 대형 휴게 점에서 가슴 펴고 숨 쉬어도 좋을 전전하는 동안 홑몸 내가 움직여 스스로 전기밥솥을 작동한다 아주 간단한 살림 도구 아끼는 것이 몸에 배 온기는 자충한다 가끔 아내가 찾아오는 날은 내 얼굴이 활짝 펼쳐진다 진수성찬에 방마다 환하게 불을 켰다 마지막 전전은 정점이다 40여 꽃방석 같다 그간 허리 굽실거림이 사라지니 유유자적해도 좋을 백수의 길목 된다

자작글-022 2022.07.02

하지정맥

하지정맥 /호당/ 2022.7.1 이건 항상 서서일한 흔적이다 낙동강이 많은 지류를 데리고 순조롭게 흐르지 않아 꼬불꼬불하거나 소를 만들거나 폭포 낭떠러지 강폭 넓게 흐르거나 모두 내 이력이다 서서 노 젓던 40여 년 힘껏 젓을 수록 양 떼 매에매에 즐거워 쑥쑥 자랐지 삿대 놓자 백수는 자기 관리에 산으로 들로 도서관으로 내 다리에 붉은 핏줄이 울퉁불퉁 꼬이고 불거지고 성난 독사 머리 쳐든 것처럼 미꾸라지 바닥에서 몸 꼬리 마구 흔드는 것처럼 선명하게 드러내 보이는 이건 내 훈장이다 훈장은 내 다리에 찰싹 붙어 그간 고단한 다리를 위로하는 듯 강줄기 선명하게 드러내 보여 자랑한다

자작글-022 2022.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