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옹 노파 노옹 노파/호당/ 2025.3.28초여름 같은 봄날 섭씨 26C 땡볕 노점.뭐 다양한 농산물도 아닌 도라지 한 무더기노옹은 껍질 까고노파는 조각으로 갈라상품 완성사랑만은 붉어 주고받는 시선 몸짓이 아름답다얼굴은 가난을 바람맞아 구릿빛 주름에 땀이 흐른다가난의 짐은 져도 자식에 짐 싣지 않으려자립의 밤이 차갑다. 자작글-025 2025.03.29
개살구 개살구/호당/ 2025.3.29태생이 근친상간한 것 같은 색깔 아직은 몰라살구 개살구 자라면서 분명히 색깔이 달라지거든꽃필 때야 구별 못 해 흰색으로 도배했으니까익어 가면 그만 색에 홀리고 만다살구 개살구 알든 모르든 아양과 미모 또는 색에 홀리면냉큼 움켜잡거든무식한들 월등히 색으로 앞서 유식한 살구 앞에선 되도록 말을 적게 하고 조심조심한다오너는 때가 오면 맛으로 한몫하지만나는 아무리 때가 온들 색으로만 홀린다오맛으로 견줄 줄 모르는 자의 선택이 운명이란다.. 자작글-025 2025.03.29
내 시의 생성 내 시의 생성/호당/ 2025.3.29시를 쓴 지 20여 년이지만펜을 들면 가로막는 절벽이 있다어찌어찌 그 절벽을 기어오르면불량품의 시일 수 있겠다불량한 상태에 탄생한 시는악성 종양을 달고 우울한 날을 보낸다병원에도 속수무책 현대 의술의 논제거리란다마음 정좌하고 악성 시어를 골라내는 것 시어를 정화하는 것스스로 닦는 일임을 말한다이것 짊어지고 요양원에 갈려면 당신의 시어는 죽고 만다고 타이른다나는 주로 야밤중 정화수를 공양하고 마음수련 하듯 정좌해 묵상하면 옹달샘 맑은 물이 뽀글뽀글 솟는다어렵사리 탄생한 시는 검증받지 않았지만 별들이 반짝반짝 응원하여 준답니다. 자작글-025 2025.03.29
봄날은 간다 봄날은 간다/호당/ 2025.3.28내가 지향하는저 먼 곳으로 가야 한다어항을 벗어 낯선 곳은 어리바리 눈이 휘둥그레진다익숙해져 눈 치켜뜨고 악바리가 되도록산골길 벗어 신작로가 펼쳐지는 들판으로왁자지껄한 어휘 속을 뚫고 KTX가 달리는궤도에 몸을 실어야 한다나는 간다봄날이 가기 전에이국의 들판에서 낯선 언어는 번역기로 소통해 즐긴다익숙해진 들판죽순처럼 다닥다닥 주거 밀림이거북해진다피톤치드가 짙은 곳은 봄날이 더디게 저문다수구초심은 맨 나중에 사무친다 자작글-025 2025.03.27
살아있다 살아있다/호당/ 2025.3.27넓은 목장양 떼 몰아 말고삐 잡고‘이랴 이랴’즐거웠지내려왔으면 잊으라배 타면 바다는 온순하고애인 궁둥이 토닥거릴 때 좋았지바닷물도 저들끼리 속삭인다지처음은 항상 신났지한참 지나면 사라지고 가장이란 기둥 붙들고 일벌처럼 쏘다녔지먼 길 이만큼 달려왔다이름 모를 어느 항구에 닿을듯하다노 젓는 늙은이들아살아 있다는 것행운을 아는가. 자작글-025 2025.03.27
마음 나누자 마음 나누다/호당/ 2025.3.26이 나이에 만남을 기다린다는 마음은하늘 우러러 감사의 말나온다살아서 즐기자는 생각나이를 먹어도 먹어도부르지 않고생각은 점점 유치해진다는 생각그리운 사림들은모두 기름진 밭에 뿌리박고배불뚝이 키 크게 살아갑니다만나면 삶이 춤출 거라는 생각마네킹 안고 망상하는 짓운신의 폭 넓혀진 사리 하나씩 들어 섞어보면 어떨까. 자작글-025 2025.03.27
얼굴 얼굴 /호당/ 2025.3.26지워지지 않는 그리운 얼굴지금나처럼 백발로 늙어있을는지넘보는 것만 내 안의 손목시계함께 탈(승차) 수 없는 얼굴외나무다리에서도 만날 수 없어사통팔달대로 길인데 뭐하얀 머리카락 어느 한 가닥에고이 물들고 있는 얼굴. 자작글-025 2025.03.26
봄 아가씨 봄 아기씨/호당/ 2025.3.25시린 말끝에 고드름 달던 시누이어찌 그리 순해졌는지코페르니쿠스 지동설을 믿는다부드러운 아씨의 말이내 가슴 누그러져그간을 위로한다상냥한 말 한마디에봄바람이 포근하다봄 아가씨 물올라 더 푸르러진다버들피리 부는 소리 들린다시누이 가슴 울렁거린다. 자작글-025 2025.03.26
감정 감정/호당/ 2025.3.24감정은 홍시와 같다감정이 일어나지 않을 때는무심 無心이 아니겠나?감은 무심을 끌어모아자라 딱딱하고 떫다는 것 모른다무심 뜨기로 자란다감정이 익어간다사랑을 느낀다젊은 여인에게 마음 보이려붉어져 간다가을 햇볕이 따스함을 느낀다홍시처럼 감정이 일어 붉어진다. 자작글-025 2025.03.25
칠곡천년기념비 칠곡 천년 기념비/호당/ 2025.3.23길게 우뚝 서서 천년을 내다보고 발전을 기린다는 네가 오늘은 사천왕처럼 든든하게보인다수변공원을 거쳐 함지산을 잇는 우리들 가장 즐기는 걷기 코스를휴일은 줄을 잇는다봄은 나를 칭칭 감아준다패딩을 갈아 얇은 차림인데더 다그쳐 화끈하다벤치에서 시야를 밑그림 삼아화폭에 담을 이야기를 채색한다지금 묵념의 가장자리에 있음을운암지 수면이 말해준다칠곡 천년 기념비는 하나 놓치지 않고 가슴에 담고는 기를 박아준다내일 힘찬 출발을 기약하자. 자작글-025 2025.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