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 문 유리창 문 호 당 2007.12.4 유리창 문을 통한 바깥세상을 꿰뚫어 보았었다 그러나 어둑어둑한 세월 매운바람 불더니 자꾸 흐린 눈동자에 성에 낀다 연막을 쳤는지 자꾸 흐린 판단이 나를 괴롭힌다 자꾸 닦아도 닦아도 끼는 성에 속일 수 없는 세월 이제부터 더 열심히 닦아 남에게는 폐를 끼치지 말아야.. 자작글 2007.12.03
너를 보낸다 너를 보낸다 호 당 2007.12.3 성큼 10보 앞서 뒤를 바라보았다 화사하게 웃으며 나에게 다가온 너 무척 사랑스러웠다 다가갈수록 포근한 꽃피우고 싱싱한 이파리로 팔랑거렸다 생동하는 너 사랑이 움트는 너 마음으로 활짝 피었다 땀 흘리는 찜질방에서도 시원한 그늘에서도 콸콸 흐르는 냇물에서도 너.. 자작글 2007.12.03
순정 순정 호 당 2007.12.2 자야 철쭉꽃 만발한 그 산을 너의 등 밀며 오르던 그 산길 아는가? 만발한 철쭉꽃 아래서 흘리던 추억의 땀방울 그 땀방울 자국 따라가면 흐르는 얕은 강물에 고운 햇살 내리고 일렁이는 물결을 꿰뚫어 곱게 비추는 순정이 하얀 돌 위로 어리던 너와 나의 눈망울을 잊었는가? 새빨간 .. 자작글 2007.12.02
회 뜨는 아줌마 회 뜨는 아줌마 호 당 2007.12.1 삶이 파닥파닥 뛰는 새벽 실핏줄 터지더니 밝은 눈동자로 아침을 연다 방금 포로가 된 바다 살점들 가슴 발딱거려 봐야 소용없어 그만 얌전하게 군다 칼질하는 아줌마 가히 평생을 이 짓하고 걸어온 생은 날랜 칼날 하나로 가족을 짊어지고 오늘도 그들의 명복을 빌어주.. 자작글 2007.12.01
첫추위 첫추위 호 당 2007.11.29 너와의 맺은 인연 이제 끝내려는가 연분홍 치마 흩날리고 불그레한 네가 갑자기 파리한 얼굴로 다가서는가 왜 그리 성깔 부리나? 왜 그리 쌀쌀맞게 구는가 매정하게 돌아서려는 신호인가 그리웠던 시절 사랑했던 한때를 추억으로 묻어두고 지내련다 한 생애 건너는 일에 좋은 일.. 자작글 2007.11.29
마음 수련 마음 수련 호 당 2007.11.27 온갖 구정물로 희열을 맛본 구겨진 입술 그곳에 길들여 가장 아름다운 꽃인 양 싶었다 들어가서는 안 될 보리밭을 헤매고 사랑을 위한다며 이웃 꽃집에 기웃거리다 슬쩍하여 바치기도 했다 이런 비뚤어진 나무가 안개 자욱하고 먹구름까지 덮인 숲으로 자랐다 한동안 세월을 .. 자작글 2007.11.27
벼그루터기 벼 그루터기 호 당 2007.11.25 삭풍이 내리는 빈 논바닥 그루터기만 쓸쓸하다 간혹 삶의 그리움을 푸름으로 새끼 처 내뿜지만 몇 날 버티지 못할 헛욕망 결국 내어줄 것 다 주고 영으로 돌아갈 것을 그간이라도 파도에 씻어 하얀 모래알로 살다가 빈 그루터기로 썩어 토양에 묻혀 다음해 더 힘찬 땅 힘의 .. 자작글 2007.11.25
승강기 승강기 호 당 2007.11.23 세상을 만만하게 보지 말아야지 혼자 걷는 세상인가 옆도 뒤도 돌아보면 새도 날고 쇠똥도 걷어차고 때로는 외나무다리 걷다가 풍덩 물에 빠지기도 하는 세상 그래서 돌다리 두들기고 배려와 여유로 한 세상 같이 가야지 달랑 한 마리 승강기에 먼저 내려앉았다고 곧 뒤따라오는.. 자작글 2007.11.24
고향 고향 호 당 2007.11.23 지금은 탯줄 끊긴 외톨 나를 길러준 대지의 젖가슴에 그리움을 묻어두고 온몸 눈망울 껌벅이며 머리 새워 마음으로 그리며 그대 찾아 놀고 오리 사라진 어휘들의 감긴 눈망울에 안방 찾아 나 왔다고 일일이 외쳐보리 볼록한 발자국에 송이인 양 싶어 헤맸던 그 산에 올라 향기라도 .. 자작글 2007.11.23
고물차 고물차 호 당 2007.11.22 10년을 넘게 같이한 소나타가 요사이는 자꾸 쿨룩거린다 처음 나에게 왔을 때는 남부럽지 않은 정력을 발휘했었다 애정이 폭발하여 날마다 정력을 발휘하여 세상 부러울 것 없었지 세월이 약이 아니라 흐를수록 병이다 이곳저곳 쑤셔 수술하고 대치해도 맨 날 이 구석 저 구석 쿨.. 자작글 2007.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