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를 끓이며 녹차를 끓이며 호 당 2007.12.24 주전자 속에서 혈기가 용솟음친다 저럴 때도 있었지 녹차를 넣었다 향긋한 짙은 향이 마음을 찌른다 그 시절 그녀의 짙은 향에 젖어 몽롱했었지! 두세 벌 울어낼수록 은은한 향이다 그녀가 그리워진다 이제는 따뜻한 마음에 울어낸 은은한 녹차 향에서 그녀가 보고 싶어.. 자작글 2007.12.24
경상감영공원의 풍경 경상감영공원의 풍경 호 당 2007.12.25 수수한 몸매에 사계절 아름다운 옷 갈아입는 너 좋아 찾아오는 이 중 떠도는 눈망울이 더 많다 개중에는 세월을 낚으려 벤치에 앉아 하염없이 하늘만 바라본다 그곳에 가면 골 파인 쌀벌레만 우글거린다 이곳저곳 스피커는 아름다운 멜로디를 쏟아내지만 신경 써.. 자작글 2007.12.23
거울 앞에서 거울 앞에서 호 당 2007.12.22 아주 공평한 눈빛으로 꿰뚫어 비추고 있다 마주한 얼굴 일그러진 나의 자화상이 두렵다 아니 세월이 두렵다 윤기 반들반들 흘리던 소복한 욕망도 자고 나면 다발로 이탈하고 한편 쌓이는 아쉬움이 서릿발로 움츠리네 핏기 잃은 희멀건 시든 풀꽃에 메마른 골만 가득하고 골.. 자작글 2007.12.22
노을 노을 호 당 2007.12.20 하루에 지친 나무들도 고개 떨어뜨리는 해질 무렵 서둘러 까마귀 날아가는 서쪽 하늘은 누구의 슬픔이 붉게 터지고 있다 애인을 떠나버리고 피를 토하는 그리움이 살을 찌르는 원한이 다 살고 간이에 애통함이 한데 녹아 마지막을 붉게 태우고 있다 누구의 슬픔이 저렇게도 애통할.. 자작글 2007.12.21
갈대-3 갈대-3 호 당 2007.12.21 노루 사슴 토끼가 어울려 누비던 산기슭에 갈대는 서글퍼 울고 있네 바스락바스락 희열을 비비고 몸과 몸을 맞대어 웃음 피우던 날은 지났는가 벌벌 떠는 날개 짓에 단물 흘려 끌어안는 벌을 떠나버린 갈대여 메마른 언덕에서 찬바람 가누지 못해 지난 한 시절을 그리며 떨고 있.. 자작글 2007.12.21
정해년을 보내며 정해년을 보내며 호 당 2007.12.8 몇 날 지나면 또 한 장막 닫아야 한다 좋은 기억보다 안타까운 기억 아쉬운 기억 갖가지 기억을 심어두고 정해 년을 보낸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강물은 흐른다 아름다운 만남도 영원할 수 없어 강물처럼 떠나보내고 다음 올 강물에 정을 심으리 하기야 하얀 도화지에 거.. 자작글 2007.12.19
세월은 흐른다 세월은 흐른다 호 당 2007.12.19 설탕같이 녹아 스며드는 그리움아 두근거리던 연분홍 추억들아 푸른 꽃대 위에서 팔랑거리던 날개들아 햇볕 쏟아내는 무수한 나날아 모두 어머님 가슴에 묻어두고 강물로 조용히 흘러가는구나. 자작글 2007.12.18
산을 오르며 산을 오르며 호 당2007.12.17 일터에서 높이 오른다는 것은 선망의 대상이고 신조로 굳었었다 40여 년 전선에서 높이 오르려고 발버둥친 것은 남은 오르는데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은 내려간다는 패배감 때문도 있었다 그것보다 더 발버둥쳐야 할 것은 산 아래서 밥을 짓고 편안한 잠자리 마련하고 콩꼬투.. 자작글 2007.12.17
외로움에 대하여 외로움에 대하여 호당 2007.12.17 산다는 것은 즐거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외로움도 느끼고 산다는 것이다 쌓이는 세월에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 이 있겠나? 앙상한 나뭇가지에 앉은 새 한 마리 외로우니까 운다 짝 잃은 원앙도 외로우니까 운다 침묵하는 휴대폰을 열지 말라 어제 보던 골 파인 밥벌레가 .. 자작글 2007.12.17
낙엽-1 낙엽-1 호 당 2007.12.16 이쯤 해서 품었던 희망을 접어야 할 것인가 임과의 연으로 품었던 열정의 단물이 메말라 가는구나 새파란 청춘으로 있을 때 우주의 모든 것을 빨아들여서라도 임을 위해 바치고 싶었던 욕망이 지칠 줄 몰랐었다 오직 한 가지 희망 임을 위한 사랑이었으나 멈출 수 없는 소용돌이.. 자작글 2007.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