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스타데이지 샤스타데이지 /호당/ 2020.5.7 5월 자애로운 햇볕이 내린 지문 또렷이 박히면 저렇게 순진할까 사랑 주고 사랑받는 너 미소 가득하군 바람이 너그럽게 쓰다듬는다 네 매력에 취한 바람의 행로가 너를 한들거리게 하는 군 *샤스타데이지 너를 보면 발걸음이 가볍다 네 곁을 그냥 지나지 못해 한참 넋 잃은 나 덥석 안아주고 싶은 지체 못 하는 마음이 부끄럽다. * 국화과에 속하는 초본 다년생 5월에 피기 시작함 자작글-020 2020.05.07
귀 멀어지다 귀 멀어지다/호당/ 2020.5.6 온갖 미세한 소리에 일일이 반응하던 귀청 이제야 철이 들었는지 벌써 지천명은 지났으니 고종명에 이르렀는지 꽃 같은 싱그러운 것만 새겨들으려는 듯한 귀청 산꼭대기 오를수록 먼 데까지 조망할 수 있는 것처럼 고주파를 새겨들어야 할 보약 같은 소리 온갖 .. 자작글-020 2020.05.06
어디로가나-1 어디로 가나-1 /호당/ 2020.5.5 내 삶의 등짐을 낙타에 싣고 뒤를 뚜벅뚜벅 걷는다 내 등짐 낙타에 맡긴 것이 염치는 안다 뒤따르는 나 나이론 밧줄 같은 질긴 생명이 흩날린 *검불 같은 누추한 추억 꾸러미 지고 헉헉거린다 가도 가도 사막 어디가 끝나지 이만큼 온 시간 낙타에 실은 내 등짐.. 자작글-020 2020.05.05
삶은 경쟁이다 삶은 경쟁자다/호당/ 2020.5.5 삶은 무풍지대만 살 수 있겠나 젊어서 배 바다에 띄웠으면 만선으로 기대한다 망망대해로 일제히 배 띄워 나간다 낙오 싶은 자 있겠나 가장 좋은 어장 경매하는 것도 아닌 속과 겉은 다르다 폭풍과 무풍으로 구별한다 젊어서 바람 앞에 포기하려는 자여 폐기.. 자작글-020 2020.05.05
살아있다 살아있다/호당/ 2020.5.4 다산은 살림 밑천이라는 옛사람들의 생각 여덟 번째는 메마른 땅 메마른 우물 물 동냥 살아남을까 애간장 태운 나 허약 체질은 생의 깊은 허방 가을철 물 고였다가 봄을 버티기는 어려웠지 보릿고개였지 밭매고 소 풀 베어 오고 송아지 끌고 땔감 끌어오고 학교 공.. 자작글-020 2020.05.04
오후의 침묵 오후의 침묵/호당/ 2020.5.3 일요일 오전 비 오후 갬 마음 잠시 맡겨도 좋을 운암지 갇힌 마음 풀어 놓으려 벤치에 앉았다 침묵만 흐른다 골짜기마다 침묵 가득 쌓고 수목도 동참하는 듯 팔 하나 까딱거리지 않는다 코로나의 위력에 수목도 어쩔 수 없다 마스크는 침묵의 자물쇠 ‘사회적 거.. 자작글-020 2020.05.04
시계방향 시계방향/호당/ 2020.5.3 인생은 시계 방향으로 돈다 속도는 개인차일 뿐 늙을수록 느린 것은 정상 친구와는 정상 똑딱똑딱 현직일 때 잘 나가는 400cc의 오토바이 같다 내 거실 괘종시계는 배터리 소진될 무렵은 느린 신호를 보낸다 밥상 다시 받으면 정상 보폭 시계추는 밀어주면 잠시 똑딱.. 자작글-020 2020.05.04
소금 소금/호당/ 2020.5.3 누군가에 소금이 될 때 삶의 궤적이 맛깔스럽겠지 고목이 더 버텨 태백준령에서 고사목이 된다 해도 얼마나 더 저리면 짠맛 날까 소망으로 받아들여야 할 소금 같은 삶을 원하면 내 몸에 묻은 허물부터 씻어야지 아무리 저려도 싱싱해 살아 파도치는 바다 같은 질긴 생명 굳은비 맞지 말고 흙탕물에 얼씬 말아야지 소금 같은 삶은 위하여 마음을 절여야지. 자작글-020 2020.05.03
5월 계절의 여왕 5월 계절의 여왕/호당/ 2020.5.2 왕관을 기어올라 들어갑니다 *피톤치드는 싱그러운 여왕의 향기 보드라운 손으로 어루만집니다 더 높이 더 깊숙이 골짜기에서 봉우리로 5월의 정기 확확 내 뿜습니다 만물이 그의 정기 받아 힘찬 발돋움 합니다 살짝 등 밀어 힘 실어주세요 왕관이 더욱더 싱.. 자작글-020 2020.05.02
안과 밖 안과 밖/호당/ 2020.5.2 안과 밖이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마른하늘 미세먼지는 나 콧구멍 후벼도 몰라서 좋고 내 정수리에 새똥 맞는 일이 복권 당첨 버금가는 행운이라 치면 좋고 지하 주차장이 내장보다 안전한가 내 입속으로 산 미꾸라지 들이켰다 내부 밥통이 좋아할까 지상은 빽.. 자작글-020 2020.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