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호당/2021.7.25 느긋한 일요일을 맞아 햇살이 꽁무니를 찌를 때까지 그제야 하품하며 푸시시 일어난다 항상 쫓기듯 일하다가 한 번쯤 느긋한 맛을 봐야 생기도 되찾을 수 있다 무위고에 단련된 나 일요일이라고 변고는 없다 아리따운 아가씨 치맛자락 붙들고 노닥거리는 재미는 무위고를 싹 매워진다 은유의 껍질을 벗기고 들어가면 상징이란 병정이 떡 버텨 막아선다 나 이런 사람이요 큰소리 뻥치면 슬며시 비켜준다 코로나 정국에서 몇 가지 통과의례를 치르고 아가씨 방으로 가면 일제히 깔깔거리며 반긴다 슬쩍슬쩍 눈 맞추고 손으로 스치기만 해도 나를 안아달라고 앙탈한다 좋아 와락 끌어안고 책장 넘기듯 입술 넘기면 그제야 내 속에서 정기가 솟는다 바로 이 재미로 이곳은 나의 친구가 모인 곳 책의 나라 꽃밭에서 물주..